감정, 자아성찰

30이 넘은 와중에도, 여전히 가슴속 한켠에 여러 감정 덩어리들이 풀리지 않은채 한번씩 나를 괴롭히는 순간이 있었다. 그리고, 그 무언가를 풀어헤치지 못한채로 매번 새로운 감정들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을 여러번 겪다보니, 도대체 내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들도 생겨나곤 했다.

2020년, 나는 내가 그간 마음속에 쌓아왔던, 정말 살면서 겪은 모든 감정들을 풀어보기 시작했다. 코로나 격리가 시작된 이래로, 스스로를 마주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 마침 좋은 시기가 되었다 생각하여, 일기장을 구매하기 시작했고, 하나씩 내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들을 풀어내려갔다.

항상, 내 스스로에게 드는 생각이, 단편적으로 어떤 것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고찰을 지니고 있지만, 그것을 항상 정리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갖고 있었다. 이유가 무엇일지 고민해본 결과, 적당히 그것을 풀어서 설명하는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여러가지 생각들에 근거해 일기도 쓰고, 평안함을 찾기 위해 명상을 해왔지만, 어느날부터 회사에서 커리어를 계발하기 좋은 곳으로 옮겨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신경쓰지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또 금방 쉽게 지쳐가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1달도 못가서...

나에게 있어서, 자아성찰은 그냥 식량 같은 느낌이다. 뭐랄까 채소 같은 느낌... 안먹으면 안먹는대로 바로 죽진 않지만, 서서히 병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

문득, 많이 흩뜨러진 내 자신을 보고, 다시금 중심을 되찾아야겠다는 마음과 함께, 오늘 다시 명상도 하고, 일기도 쓰니 자연스레 명상에도 집중하게 되고, 업무에도 다시 차분히 집중하게 되면서 서서히 돌아왔다.

다시금, 자아성찰의 소중함을 느껴서 이렇게 글로 남겨본다.

Gyeongmin Go

Gyeongmin Go

Vancouver